"따스한 남풍이 대추나무 새싹에 불어 파릇파릇하니, 어머니의 노고가 생각나네"

'개풍(凱風)' - 시경(詩經)




대추는 오랜 세월 우리의 삶에서 치유와 회복을 위한 과실로 여겨져 왔습니다. 대추는 신경을 안정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하며, 불면증, 히스테리, 관절염과 같은 증상에 좋은 효능을 갖고 있다고 전해집니다. 가을과 겨울철에는 따뜻한 대추차가 몸을 따뜻하게 해주며 호흡기 질환을 극복하는 용도로 쓰이기도 합니다. 그 덕분에 동양 문명에서 대추는 관혼상제 의식 전반에 걸쳐 폭넓게 쓰이며 단순한 음식 이상의 역할을 했습니다. 또 대추는 생육 과정에서 꽃을 피우면서 그 숫자만큼 열매를 맺는 과일이기에 자손의 번창이나 중요한 일의 결실, 성과를 뜻하기도 합니다.


강기훈은 2016년부터 ‘빛-대추’ 라는 타이틀로 대추를 그려내며, 탐스럽고 먹음직스러운 햇대추의 이미지에 생기를 불어넣고 있습니다. 얼핏 보면 사진을 있는 그대로 그려낸 포토 리얼리즘으로 보이지만, 그의 작업들은 작가 본인이 빛의 세기나 방향을 조절하며 대추의 모습을 주관적으로 재해석한 것입니다. 이를 가리켜 강기훈은 “대상이 지닌 실제(實際)의 실재(實在)” 라고 설명합니다. 연두색과 붉은색이 교차하며 만들어진 대추의 형상을 매우 실감나게 그리면서도, 작가 자신의 마음속에 있는 ‘진짜 대추’의 이미지를 반영해 결과물을 만들어 낸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강기훈의 대추 연작은 부모님의 사랑과 추억, 젊은 날의 희망과 같은 감정들이 버무려져 스토리화된 ‘심리적 사실화’에 가깝다고 볼 수 있습니다.


강기훈 작가는 경북 북부에서 태어나 러시아 레핀아카데미에서 공부했고, 현재 안동에서 작업하고 있으며 국내외 주요 문화재단과 미술관에서 그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습니다. 가족애를 중시하며 고향 사람들과 나누는 진득한 사랑을 삶의 진귀한 결실(authentic performance)로 여기는 작가의 열정이 담긴 작품을 통해 치유와 회복의 가치를 음미해 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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