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ang SOLO EXHIBITION
April. 14 - May. 10. 2023
아방은 기존의 통념이나 낡은 관습으로부터 벗어나는 행위를 가리켜 ‘섹시하다’고 표현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오랫동안 당연시 여겨온 가치나 전통에서 자유롭지 못한다. 흔히 ‘상식’이라는 것은 개개인이 스스로 합리성을 판단한 결과라기보다는, 사회와 공동체 안에서 합의된 기준에 가깝다. 아방은 그 상식을 깨고, “저마다 내면에 숨겨두었던 괴짜성을 그림으로 온전히 꺼내 보일 수 있는” 표현을 지향한다. 또 작가는 자신의 예술관에 대해 “어느새 당연하게 자리매김한 우리 주변의 사물, 일상적인 장면에 새로운 역할과 가치를 부여하며, 그것을 비일상적 바이브로 나타내는 것”이라고 밝힌다.
아방이 리스본과 베를린 여행을 했던 시절 받았던 깊은 인상들을 응축해 작업한 ‘몸의 도피’ 시리지는 크게 두 가지 방식으로 비일상성을 보여주고 있다. 첫째, 작품 속 환경이 해외이기에 생겨나는 ‘공간적 비일상’이다. 둘째, 인물이나 풍경의 묘사 방식에서 포착되는 ‘표현의 비일상’이다. 대부분의 등장인물들은 다각형에 가까운 몸과 얼굴을 가진 존재이며, 화면의 원근법도 좀처럼 지켜지는 법이 없다. 때때로 화면 앞부분보다 뒷부분의 대상이 더욱 선명하게 드러나며 작품 내 인물 간의 관계 구도를 묘한 방식으로 드러내기도 한다. 아방은 ‘몸의 도피’ 시리즈를 통해 “친숙한 것을 낯설게, 낯선 것을 친숙하게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한다.
‘마음의 도피’시리즈는 파티, 수영장, 거리와 같은 곳에서 독특한 포즈와 시선을 취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작가가 자주 사용하는 비대칭과 불균형이 강조된 표현과 함께, 살색이 강조된 관능적 화면들이 연출된다. 몸의 도피 시리즈가 상황의 비일상성에 집중했다면, 마음의 도피 시리즈는 주인공들이 느끼는 비일상 또는 탈일상에 좀더 집중하는 경향을 보인다.
1992년에 개봉해 오랫동안 유행어처럼 인기를 끌었던 ‘원초적 본능’이라는 영화가 있다. 남녀 간의 에로틱한 욕망을 스릴러 스토리에 버무려 낸 일종의 ‘평면극’이다. 반면에 아방의 그림들은 주제 의식이나 표현 방식의 입체성, 비대칭, 불균형과 같은 변주적 방식을 통해 이끌어낸 ‘입체극’에 가깝다. 어쩌면 사회적 시선에 의해 강제된 상식으로부터 생각의 독립을 이뤄내고 싶어 하는 사람들의 ‘입체적 본능’을 지향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숱한 데이터와 콘텐츠가 넘쳐나는 시대에 우리는 은연중에 주입된 상식을 진짜라고 믿으며 살아가고 있다. 그 상식으로부터의 도피를 지향하는 아방의 그림을 통해 진정한 ‘나’, 타인의 기준으로부터 자유로운 ‘진짜 나’를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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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e-Sat) 12:00 – 19:00
Closed every Monday and Sunday
Sunday open is only for reservations.